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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 4.0

주절주절/영화 Posted at 2007/08/23 00:08
"Yippie ki yay, motherf**ker!"

다이하드 하면 바로 머리에 떠오르는 건 두 가지다.
런닝 하나만 걸치고 피칠갑을 한 채 헐떡거리며 뛰어다니는 존 맥클레인, 그리고 바로 저 대사.

저 대사는 다이하드 1편에 등장한 이래 2,3편에서 계속해서 나쁜놈들에게 최후의 결정타를 날리기 직전에 맥클레인이 읊어주는, 승리의 상징과도 같은 말이다. 나쁜놈들에게는 그들의 계획이 한 사람에 의해 완전히 실패했음을 알리는 외침이요, 관객들에게는 이제 곧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임을 알리는 신호인 것이다.
(다이하드 2편에서, 비행기에서 흘러나온 연료에 불을 붙이기 직전에 맥클레인이 외친 말도 바로 저것이었다)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은 쉽지 않다.(자막에서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사전을 찾아보면 'yippie ki yay'라는 말은 19세기 미국 서부의 카우보이들이 널리 사용한, 기쁨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나오는데, 뜻이 통하게끔 번역을 해 본다면 '앗싸리 지화자다, 이 X발X끼야' 정도가 되겠다.

새로 나오는 다이하드 시리즈의 속편의 등급이 PG-13이라는 소식에 나를 비롯한 많은 다이하드 팬들은 충격을 받았다. PG-13등급에서는 'f**k'이 금지어이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욕에도 더 나쁜 게 있고 좀 덜 나쁜 게 있는 모양이어서, 'ass'나 'hell' 같은 욕은 PG-13등급에서도 극중 인물들이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f**k'는 R등급(우리나라의 18세이상관람가와 비슷한 등급)이 아니고서야 스크린에 등장할 수 없다. 결국 다이하드 4.0 이 PG-13등급으로 상영된다는 건 다이하드 시리즈 사상 최고로 유명한 대사가 이번 속편에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시리즈 제작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존 맥클레인이라는 캐릭터만큼이나 인기가 많은 대사를 없애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는 있었다. 그렇다고 'motherf**ker' 를 빼고 'yippie ki yay' 만 남긴다든지 하는, 생크림케익에서 생크림을 빼버리는 것 같은 맥빠지는 짓을 하는 건 더더욱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런고로 다이하드 4.0을 보면서는 영화 종반에 이르기까지 마음 한구석에 불안함을 느끼면서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결국 그런 불안을 말끔히 씻어내 줄 정도로 4.0버전의 '앗싸리 지화자'는 매끄럽게 연출되었다. 예상치 못한, 그러나 아주 적절한 순간에 아주 적절하게 등급제를 비껴가면서 등장했다고 생각한다. (이쯤해서 네 개의 'yippie ki yay' 모음을 감상해보자 ←스포일러 주의)

소재 고갈 때문에 억지로 만들어 낸 허접한 속편이면 어쩌지 하는 우려와는 달리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비록 이번에는 런닝 차림은 아니었지만 존 맥클레인이 피 뒤집어쓰고 뛰어다니는 건 여전했고, 'Yippie ki yay'도 어김없이 울려퍼졌으니 이 정도면 다이하드 속편에 기대할 만한 건 다 해 준 셈이다. [라따뚜이]를 빼면, 올 여름 내가 본 영화 중에서 다이하드가 제일 낫다.


[+] 물론 전투기는 오버였다. -_-; 그 부분을 빼버리고 차라리 그 스파이더맨 같은 녀석과의 싸움을 좀더 길게 그렸더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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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3 00:08 2007/08/23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