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시즌의 첫 테이프를 화려하게 끊은 미션 임파서블 3. 사이언톨로지에 심취해 독특한 행태를 보이는데다 케이티 홈즈에 빠져서 보기 안 좋을 정도로 허우적대는 모습 때문에 미국에서는 탐 크루즈의 관객 동원력이 예전같지 못한 모양이다. 그 때문인지 박스 오피스 성적이 신통찮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이외의 나라들에서는 꽤나 흥행 성적이 좋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현지만큼 탐 크루즈에 대한 가십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탓일 듯하다.
1996년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1편은 꽤나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비록 스토리가 너무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탓에 두 번째 볼 때서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제대로 알 수 있었지만.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인 얼굴 뜯어내기(;)가 신선했다. 잊을 때쯤이면 돌연 아래턱께를 붙잡고 부욱 하고 얼굴을 잡아뜯어 버리는 바람에 그 때마다 허를 찔리곤 했다. 처음 볼 당시에는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도 못 하고 있던 터였기에 막판에 범인의 정체가 드러날 때는 꽤나 충격을 먹었던 기억도 난다.
1편의 성공을 뒤에 업고 2000년에는 속편이 개봉했다. 탐 크루즈의 장발 헤어스타일, 그리고 오우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이 화제를 끌었던 걸로 기억한다. 난 일찌감치 기대를 접고 극장까지 찾아가서 이 영화를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당시 오우삼의 '대놓고 개폼잡는' 액션 스타일 - 날아오르는 흰 비둘기떼, 휘날리는 롱코트에 선글라스 등등 - 은 이미 식상해지고 있던 터였다. 97년의 [페이스오프]에서 헐리우드는 오우삼의 개폼잡기에 매료됐고, 99년의 매트릭스 1편에서 개폼잡기 액션은 정점에 오른다. 그 이후로 오우삼 스타일의 액션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었고, 같은 스타일을 답습하면서 단지 액션의 스케일과 액션장면의 길이만을 늘린 영화들은 줄줄이 실망만을 안겨 주었다. 미션 임파서블 2는 그 대표적인 예고, 매트릭스 속편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나 다를까, 미션 임파서블은 예전 텔레비전 시리즈와는 동떨어진, 전형적인 오우삼 영화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탐 크루즈는 생김새만 다를 뿐이지 하는 짓이나 격투솜씨까지 사실상 주윤발이나 다름없었다. 하늘에는 여전히 비둘기가 날아다니는 가운데, 롱코트 대신에 롱커트를 휘날리며 권총을 쏴대고 공중을 가르며 날라차기를 해 대더니만, 급기야는 모래사장에서 단순한 발구르기 한번으로 땅에 놓여 있던 총을 튀어오르게 하는, 네오 수준의 사기 기술을 선보이기에 이른다. 이건 해도 너무했다. 난 나중에 티비로 이 영화를 봤는데, 예상했던 만큼,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만큼 엉망이었다.
그러다 5년 만에 세 번째 영화가 개봉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편보다는 훨씬 낫지만, 1편보다 월등히 나은지는 잘 모르겠다. 감독은 인기 텔레비전 시리즈 [로스트]의 연출을 맡았던 J.J. 에이브럼스로, 영화 연출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정말 글자 그대로 '숨쉴 틈도 없이'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는데, 완급조절에 좀 문제가 있다 싶을 정도다. ('급'만 있지 '완'은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 영화의 가장 극적인 순간을 맨 처음에 배치하는 편집방식 때문에, 시작하는 순간부터 긴장의 연속이다. 한 사건이 해결됐나 싶으면 더 큰 사건이 터져 버리고, 가까스로 대처했나 싶으면 또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지는 식이다.

그러나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 그것도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액션영화에 그런 개연성을 기대하는 사람도 없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신기하고 화려한 첨단장비(가면 만드는 기계가 신기함의 최고봉을 달린다)를 이용해서 어떻게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고 즐기면 그만이다. 거기다 별로 하는 일은 많지 않지만 소름 돋을 정도로 기분나쁜 악당(오웬 데이비언 역을 맡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알고보니 작년에 아카데미상을 탄 배우였다;)도 있겠다, 다리 위의 전투장면과 같은 멋있는 액션 장면이 중간중간 등장해 주니 이정도면 썩 괜찮은 셈이다. 어떻게 평범한 간호사인 이단 헌트 약혼녀가 그렇게 총을 잘 쏘느냐, 세상에 주먹으로 하는 인공호흡도 있느냐 하며 비웃기도 하는데, 어차피 주인공 죽을 리 없다는 건 표 사는 순간부터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니 그 정도는 충분히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2006/07/14 23:16
2006/08/06 18:28
2006/07/21 23:21
2006/08/06 18:28
탐크루즈는 우주전쟁에서도 안죽었다구. 외계인이 쳐들어와도 안죽는 마당인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