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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지 맙시다

주절주절/기타 Posted at 2007/09/15 13:36

가장 좋은 건, 나중에 부끄러워할 만한 일은 아예 하질 않는 거다.
최대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면서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계획적으로 그리고 한 점 부끄럼 없이 사는 거다.

그러나 앞일을 널리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고, 365일 24시간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다.

이미 저지른 일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어찌할 도리가 조금이나마 있는 건 뒷수습 뿐이다.
그리고 난처한 일을 당했을 때 할 수 있는 최선의 뒷수습은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솔직해지는 것이다.

솔직해지는 것,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뒷수습이다.
복잡하게 앞뒤 좌우를 맞춰 가면서 그럴싸한 거짓말을 만들어낼 필요가 없으니 간단하고, 그러나 멋진 옷으로 치장하고서는 거드름을 피울 수 있어도 알몸을 드러내면 한없이 부끄러워하듯, 허풍떠는 것은 좋아해도 자기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 주기는 싫어하는 게 인간인지라 어렵다.

거짓말을 다시 거짓말로 가리려 하는 사례들이 요새 뉴스에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신정아부터 시작해서 주영훈, 최수종 그리고 정준하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이들에 앞서 황우석과 이영자가 있었다는 것도 잊지 말자.

처음부터 일단 '잘못했다' 한 마디부터 하고 변명을 시작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언제나 '아니다'로 시작해서 얄팍한 거짓말(그 얄팍함의 정도란 때때로 기가 찰 정도다. 정준하는 정말로 그 정도 거짓말이 통하리라고 생각한 걸까?)을 늘어놓고 증거를 들이밀면 '몰랐다'로 끝난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로 우롱당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기억하는 것이다. 얼마나 자기가 뱉은 말에 책임을 안 지는 사람들이었는지를, 얼마나 뻔뻔스럽게 굴었는지를. 그리고 믿지 않아 주는 것이다. 그들이 수염 안 깎은 채로 병실로 실려가더라도, 헝클어진 머리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더라도, 화장 안 하고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하더라도.

반드시 기억해 주는 것이다. 한동안 숨었다가 이때쯤이면 잊었겠지 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척하며 때지난 형식적인 사과를 하면서 다시 나타났을 때.
그리고 그 때마다 반드시 그들을 믿지 않아 주는 것이다. 비겁한 연극을 그치고 솔직해지기 전까지는.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한 이후에는 잘잘못을 정확하게 가려서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우면 된다. 다시 기회를 주고 다시 그들의 말을 말로 믿어 주는 건 그 뒤의 일이다.


쉽게 잊는 사회에서는 누구나 나쁜 짓을 하고, 그게 드러나도 얄팍한 거짓말로 때우려 들기 십상이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고, 책임을 물으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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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5 13:36 2007/09/15 13:36
  1. Gunman
    2007/11/12 23:34
    간만에 떠돌다가 들어와 봤는데 아직도 활동중이군.
    우리사회가 거짓말과 룰을 지키지 않는 것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데 나도 절대적으로 동감.
    • onecent
      2007/11/15 01:06
      책임을 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할텐데.
      툭하면 사면시키는 관행도 문제야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