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lfish Gene (이기적 유전자)

Posted 2007/12/28 00:40, Filed under: 주절주절/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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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흥미진진하고, 놀랍고도 유익한 지식으로 가득차 있다.
세계를 보는 새로운 눈을 얻은 느낌이다.
이제껏 그 이름은 무수히 듣던 책인데, 왜 이걸 이제서야 읽었을까 후회가 크다.

도킨스는 세상에 있는 생명체들의 행태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관점을 제시해 준다.
이 행태가 대체 그 행태를 하게끔 하는 유전자의 재생산(복제)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또, 어떤 한 생명체의 행태가 과연 어느 개체의 유전자 때문에 일어나는 것인가? (가령 한 개체의 행태가 그 개체가 보유한 유전자가 아닌, 그 개체에 기생하는 다른 개체의 유전자 때문에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

더욱더 흥미진진한 것은 이와 같은 관점 - 세계를 이해하는 창 - 이 비단 유전자와 그 유전자들이 만들어 내는 세계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전자가 생명체를 구성하는, 진화론이 작동하는 기본 단위일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스스로를 복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복제하는 존재라면 어느 것이든지 진화론과 자연선택의 적용대상이 된다. 따라서 인간의 문화적 산물들 역시 그것이 복제 가능한 이상 진화한다. 인간의 문화적 산물로서 복제 가능한 최소 단위를 도킨스는 유전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 'gene'과 운을 맞추어 'meme(밈)'이라고 명명한다.

밈의 진화가 유전자의 진화보다도 더 흥미를 끄는 것은, 진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는 돌연변이가 유전자와는 달리 인간의 의식적인 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우리 맘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내 후손들에게 어깨 위에 돋아난 날개를 달아 주고 싶다고 해도 그런 형태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것은 (적어도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밈의 변형은, 인간의 의식에 존재하는 밈의 성격상 당연한 것이겠지만,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유전자가 영원한 것처럼, 밈도 영원하다. 게다가 개체동일성이란 측면에서는 유전자보다 밈이 더 우월하다. 몇 세대만 지나면 현재의 '나'를 구성했던 유전자들은 무수한 조각으로 쪼개져서 흩어져 버리지만, 내가 만들어낸 밈은 영원히 내 이름과 함께 보전되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는 정복왕 윌리엄의 직계 후손이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2세는 그 옛 왕의 유전자 가운데 단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생식에서 불멸을 찾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만약 세계 문화에 기여한다면, 즉 좋은 생각(idea)이 있거나, 음악을 작곡하거나, 스파크플러그를 발명하거나, 시를 쓰거나 한다면, 유전자가 공통의 풀(pool) 속으로 흩어져 버리고 난 한참 뒤까지도 그것은 모양을 유지한 채 살아나갈 수 있다. G.C.윌리엄스가 말한 것처럼, 오늘날 소크라테스의 유전자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인가? 소크라테스, 레오나르도, 코페르니쿠스 그리고 마르코니의 밈 구조물들은 아직도 튼튼하게 살아 있다." (p.199)
훌륭한 책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아마도 다음과 같을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쓰여질 것, 그러면서도 깊은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그리고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

그렇다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틀림없이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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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종현. 2008/01/16 10:55 Delete Reply

    나 간혹 공부 안되면, 이사람이 쓴 책 '만들어진 신' 뒤적이고 있는데 경악을 하면서 보고 있다. 긍정적인 의미로.

    1. Re: # onecent 2008/01/16 12:18 Delete

      나도 그 책 봤어. 그 책도 아주 재밌었지..
      근데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봐야 더 이해가 잘 될 듯.

      그 책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설득당하면 좋겠지..

  2. # lena 2008/02/03 07:02 Delete Reply

    어머!
    웅재오빠 안녕하세요, 저 기인입니다.
    기억이나 하시려는지? 하하.

    친구가 책 재밌다고 해서 검색하다보니
    오라버니 블로그가 나오던데요 :)
    오랜만에 반가워서 불쑥, 남기고 가요.
    잘 지내시죠? ^^

    1. Re: # onecent 2008/02/03 20:47 Delete

      아니 이게 누구야! ㅎㅎ
      진짜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뭐하고 사니ㅎ
      아직도 해외생활중?

      인터넷이 좋긴 좋구나. 이렇게 끈이 닿기도 하고 말이야.

  3. # lena 2008/02/03 21:58 Delete Reply

    아하하,
    포스트와 상관없는 리플을 주르륵 달아도 되나 잠시 고민을,,,

    저는 뭐, 여전히 혹은 아직도 혹은 앞으로도 한동안은
    독일에서 학생신분으로... :-)

    친구들은 다 졸업했거나 얼마 안남겼거나 그러는 중인데
    저는 아직 한참 남아서 까마득해요;;;

    정말 어제는 순간 너무 반가웠다니까요.
    검색창 아래에 뜨는 주소가 낯익어서 하하.

    종종 놀러올게요~^^

    1. Re: # onecent 2008/02/06 01:36 Delete

      아직 독일에 있구나. 이제 독일사람 다 됐겠네.ㅎㅎ
      독일어 잘 해서 좋겠다.

      오랜만에 이렇게 만나니 반갑다 반가워.
      자주 놀러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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