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렉데이빗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엄청나게 주목받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1집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인지 2집발매는 그래도 나름대로 관심을 끄는 모양이더군요. 다음(Daum)에 헤드라인으로 뮤직비디오가 뜨기도 하고.. 하지만 제 주위 상황으로 볼 때 인지도가 최상급이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렉의 음악에 빠진 사람들은 많습니다. 국내팬들도 점점 늘어가는 것 같고.

크렉 데이빗 1집은 정말 CD가 닳도록 들은 앨범입니다. 그냥 CD가게에 들어가서 별 생각없이 집어들고 샀는데, 이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되었습니다. 투스텝이라는 생소한 사운드가 제 취향과 딱 맞아떨어진 거죠. 랩하듯이 리듬에 얹어 가사를 쏟아내는 특유의 사운드는 들으면 들을수록 좋아지는 그런 음악이었습니다. [Fill Me In]이나 [7 Days]같은 투스텝 스타일의 노래에서부터 이상하게도 들을수록 더 좋아지는 [Walking Away] 까지, 크렉의 1집은 버릴 노래가 하나도 없는, 명반입니다.

자..그리고 얼마전 드디어 크렉 데이빗의 두 번째 앨범을 구해서 들어보았습니다. 타이틀은 Slicker Than Your Average. 자켓 단순한 것도 변함없고, 빵모자가 잘 어울리는 것 역시 변함없더군요. 기대를 많이 하고 CD를 걸고 들어본 결과..

역시 크렉 데이빗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1집의 사운드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 많이 약해진 대신에 기계음이 좀더 중시되고, 전체적으로도 좀 무게가 실렸습니다. 첫 싱글로 내놓은 [What's Your Flava?]는 1집과 분위기는 다르지만, 역시 마음에 듭니다. 기계음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고, 멜로디나 리듬도 괜찮더군요. 강한 분위기의 [Fast Cars]나 1집에서 보여줬던 크렉의 빠르게 가사를 내뱉는 기술이 극에 달한 [Eenie Meenie](아예 후반부에선 랩을 합니다), 스팅의 유명한 노래를 샘플링한 [Rise & Fall] 등도 들을 만한 곡입니다. 개인적으로는 [Hidden Agenda]를 가장 좋아합니다만, 이 곡이 두 번째 싱글로 릴리스되었다니까 기대를 해 봐야겠군요.

달라진 건 분명한데, 확실히 크렉 데이빗만의 색깔이 묻어나옵니다. 1집만큼 대단할지 어떨지는 더 들어보기에 달렸습니다만(사실 크렉데이빗의 특징은 들으면 들을수록 좋아진다는 것), 그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충분히 마음에 드는 앨범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크렉 데이빗의 음악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는 2집보다는 1집을 권해드리고 싶은 건 어쩔 수 없군요. 1집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없이 들릴 겁니다. 2집에서는 약간 실험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거라고 봅니다. 물론, 저는 그런 실험정신도 높이 평가합니다만.

쓰고 나니 찬사로만 일관한 거 같지만, 그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_^
나이도 아직 어린 이 영국 가수가 앞으로 계속 멋진 음악을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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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22 02:20 2002/12/22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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