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04. 12. 16., 2003헌가12, 판례집 제16권 2집 하, 446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 위헌제청


"...특정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이 아무리 높고 범죄행위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고조된 상태라 하더라도 형법의 기본원칙인 죄형의 균형성을 무시하면서까지 형량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형벌이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잔인하면 일시적으로는 범죄 억지력을 발휘할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중벌에 대해 면역성과 무감각이 생기게 될 뿐이고, 나아가 범죄예방과 법질서 수호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법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법질서의 영속성과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뿐이다."


"일찍이 몽테스키외는 “모든 이완의 원인을 살펴보면 이완은 범죄를 처벌하지 않았던 것의 결과이지 형벌을 경감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형벌을 받아도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폭정의 결과이다. 폭정은 악당에 대해서나 정직한 사람에 대해서나 동일한 형벌을 과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잔혹한 형에 의해서 사람들이 억압되어 있는 나라가 있다고 하면 그것도 역시 대부분 정부의 폭력의 결과라고 간주할 수 있다. 그러한 정부는 이런 형을 가벼운 죄에도 행사해 왔기 때문이다.”라고 하여 중벌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이는 규범준수를 담보할 것으로 기대되는 요소로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제재의 양 내지 강도”(Sanktionshöhe)가 아니라 “제재의 개연성 내지 가능성”(Sanktionswahrscheinlichkeit)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즉, 규범을 위반한 경우에 제재가 가해질 개연성 내지 가능성이 높을수록 규범준수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형사특별법은 형법전이 미처 범죄로 파악하지 못했던 신종 범죄의 신속한 규율이라든가 일정 영역에 있어서 보다 자세하고 구체적인 규정을 둘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법률의 철저한 집행을 통하여 범죄를 억지하는 것이 아니라 중형을 규정한 법률의 제정을 국민들에게 홍보함으로써 위하를 통한 범죄의 억지를 꾀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는 폭처법을 포함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형사특별법이 일반법인 형법에 규정된 범죄의 형가중만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데서 잘 드러나고 있다.

중벌주의가 언제나 부정적인 효과만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중벌주의에만 의존하는 형사정책은 문제가 있다. 폭처법의 경우 범죄발생시간이나 장소, 수단, 전과, 상습성 등에 따른 형벌가중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유에 대하여 가중처벌하는 것이 반드시 특별법 제정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차이는 그 차이가 중대하지 않는 한 법정형의 범위내에서 해결할 수 있고, 만일 법정형이 이들 범죄의 다양한 유형을 차별화하여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다면 법정형을 강화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멋진 글이다.
헌법재판소 실무수습 과제를 하면서 찾아 본 결정문인데, 읽다가 감동해버렸다.
헌재 결정문을 읽으면서 감동한 건 행정수도특별조치법사건(관습헌법사건)에서 전효숙 재판관이 쓴 반대의견 이후로 처음이다.
앞으로 감동적인 결정문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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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7 21:55 2009/04/0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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