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설이다]에서 가장 와 닿았던 장면.

Neville: [talking to Anna about Bob Marley] He had this idea. It was kind of a virologist idea. He believed that you could cure racism and hate... literally cure it, by injecting music and love into people's lives. When he was scheduled to perform at a peace rally, a gunman came to his house and shot him down. Two days later he walked out on that stage and sang. When they asked him why - He said, "The people, who were trying to make this world worse... are not taking a day off. How can I? Light up the darkness."

네빌 : [애나에게 밥 말리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는 이런 생각을 했어. 일종의 바이러스학적인 생각이었지. 그는 음악과 사랑을 사람들의 삶에 주사함으로써 인종차별주의와 증오를 치료, 문자 그대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어. 평화집회에서 공연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을 때, 총을 든 괴한이 그의 집에 와서는 그를 저격해 쓰러뜨렸지. 이틀 후 그는 무대 위에 걸어나가 노래를 불렀어. 사람들이 왜 그랬냐고 묻자 그가 말했어. "이 세상을 더 나쁘게 만드려고 하는 사람들...그들은 하루도 쉬지 않아. 어떻게 내가 쉴 수 있겠나? 어둠을 밝히세."


(출처 : http://www.imdb.com/title/tt0480249/quotes)

[헤어스프레이]와 [어거스트 러쉬] 모두 음악의 힘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다루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헤어스프레이]는 음악의 힘, 증오를 치료하고 사랑을 불어넣는 바로 그 힘을 관객이 직접 느끼게끔 한다. 음악과 춤이 화면을 가득 메우는 가운데 관객들은 절로 흥이 나서 어깨춤을 들썩거리며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피부색은 아무 상관이 없는 거라고, 뚱뚱하고 못생긴 건 아무 상관이 없는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게끔 하는 힘은 다름아닌 음악에서 나온다. 춤추고 노래부르며 즐거워하는 것. 거기에 인종, 체중, 외모 그리고 나이가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춤과 노래에 관한 한, 오히려 "초콜렛도 다크 초콜렛이 맛이 더 진한" 것처럼 흑인들 앞에서 백인들은 성대가 고장난 뻣뻣한 목각인형같이 보일 뿐 아닌가. 그리고 관객은 어깨춤을 들썩이면서 자기도 모르게 느끼게 된다. 이처럼 흥겨운 것, 즐거운 것. 그것보다 중요한 게 삶에 또 있을까? 매일매일을 춤추고 노래하는 것처럼 즐겁게 사는 거야말로 제일 좋은 것 아닐까? 그러니 증오와 차별을 접고 서로 즐겁고 사랑하며 살자!

[어거스트 러쉬]는 '음악의 힘은 대단한 거야'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하기만 할 뿐, 그 힘을 보여 주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주인공 어거스트 러쉬는 우리 세상에는 음악의 기운이 흐르고 있다고, 그리고 그 힘이 자기를 (공식적으로 죽은 걸로 되어 있는, 그리고 당췌 살아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는 전혀 없는) 엄마 아빠에게 인도할 것이라고 틈만 나면 외쳐 댄다. 그러나 관객들은 여기에 전혀 공감할 수 없다. 음악의 힘을 입으로 말할 뿐이지 그는 노래를 부르지 않으며, 그가 지휘봉을 잡고 연주해 내는 음악 또한 관객들에게 그 힘을 전달해 주지 못한다. 애초에 지구 반대편으로 제각각 흩어져 버린 가족들이 기적적으로 서로를 찾게끔 해 주는 건 '음악의 힘'에 속하는 게 아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흥겨움과 즐거움 속에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음악의 힘을 음악으로 몸소 보여 준 [헤어스프레이], 그리고 아무래도 받아들이기 힘든 초자연적인 운명의 끈을 '음악의 힘'이란 이름을 내세워 포장하려 했던 [어거스트 러쉬]. 등장인물과 설정 모두 만화적으로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헤어스프레이]가 과장 없이 지극히 진지하게 인물과 배경을 묘사한 [어거스트 러쉬]보다 훨씬 더 개연성 있게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차이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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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9 22:24 2008/01/0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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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8/01/10 23:54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onecent
      2008/01/11 23:06
      아..어거스트 러쉬 정말.
      CJ가 영화 제작에 공동투자했던데, 스토리 보면 왜 투자했는지 알겠더군요. 투헤븐 이후 한국에서 난무하는 눈물짜내기형 뮤직비디오하고 스토리가 똑같잖아요; 이사람들 자기들 늘 보던 거 보고서는 성공하겠다 싶었던 건지.

      방금 전에 원스 보고 나니까 어거스트 러쉬 흠이 더 부각되는 느낌입니다. -_- 원스가 진흙에 뭍혀 빛나고 있는 다이아몬드라면 어거스트 러쉬는 과하게 번쩍번쩍대는 싸구려 짭 다이아몬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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