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오파기티카

주절주절/기타 Posted at 2005/10/29 19:29
http://news.nate.com/Service/natenews/ShellView.asp?ArticleID=2005102717575651112&LinkID=1&Title=%EA%B2%BD%ED%96%A5%EC%8B%A0%EB%AC%B8

...온갖 종류의 교리가 풀려나서 세상에 밀어닥치는 와중에도 진리는 전투를 수행하고 있으며, 우리가 검열제와 금지 조치를 취한다면 그것은 부당하게도 진리의 힘을 의심하는 것입니다.

진리와 거짓으로 하여금 서로 맞붙어 싸우게 하십시오. 자유롭고 공개적인 경쟁에서 진리가 패배하는 일은 결단코 없습니다. 진리의 논박이야말로 최선의 억압이며 가장 확실한 억압입니다. ...

진리가 전능한 신 다음으로 강하다는 것을 모르는 자가 누구입니까. 진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책도 필요 없고 전략도 필요 없으며 검열제 또한 필요 없습니다. 그런 것들은 오류가 진리의 힘에 맞서 싸울 때 사용하는 수단이며 방책입니다. 진리에게 자유의 공간을 제공해 주십시오. 그리고 진리가 잠들었을 때 묶지 마십시오. 진리는 묶여 있을 때는 진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

존 밀턴, [아레오파기티카]


그토록 '자유'를 목놓아 외치는 사람들이, 정작 자유가 문제될 때는 딴소리를 한다.

아침에는 검은 가면, 저녁에는 흰 가면. 상황에 맞춰 가면을 바꿔쓰고 그 뒤에 숨는 사람들. 그들을 우리는 기회주의자라 부른다.

...


[+] [아레오파기티카]의 저 부분을 처음 읽은 건, 2002년이 다 저물어가는 어느 날 아침, 부들부들 떨며 받아든 수시모집 면접시험 문제지에서였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밀턴의 글은 감동적이었다. 시험지에는 저자와 글의 출처가 적혀 있었는데, 그 날 이후로 난 저 글귀와 [아레오파기티카]라는 이름을 잊은 적이 없다.

어제 저 위에 링크된 신문기사를 읽고, [아레오파기티카]가 떠올랐다. 오늘 집에 오는 길에 서점에 들러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고 있는게 맞는지 책장을 넘기며 찾아 봤다.

밀턴의 글이 지닌 힘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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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9 19:29 2005/10/2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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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경호
    2005/10/30 00:47
    모두에게 통하는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은
    그때의 사람들은 정말 확신에 차 있을 것 같아.

    웬지 요즘은 서양의 전통적인 사조는
    선악의 확실한 구분에 있음에 비해 동양은 상당히
    선악은 종이 한장 차이라는 관념이 지배하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양비론이 발달하는 것도 그렇고.
  2. 하영
    2005/11/03 18:09
    이거 나도 수시문제로 받아든 기억이 난다.
    맞나? 아무튼 뭔가 문제로 받아들었던 듯.
    그땐 뭔가 멋지게 말했었는데 이젠 머라 하기 힘든데.ㅎ
    역시 한 살한살 먹으면서 느는 건 지혜가 아니라 겁인 것 같아. 예전엔 멋지게 말했던 내 생각들이 이젠 겁이 나서 함부로 말 못하겠더라고.
    슬픈걸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