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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5/02 스티브 내쉬와 마이크 댄토니 시대...이제는 끝
- 2008/04/04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2008/02/27 건투를 빕니다.
- 2008/02/20 브릭
- 2008/02/16 김동률의 'Monologue'
- 2008/02/15 스포츠계의 성폭력 관행, 기가 찬다
- 2008/02/15 샤크, 제발 회춘해다오 (2)
- 2008/02/15 반성
- 2008/02/13 일산은 춥다
- 2008/01/30 반가운 소식 (1)
- 2008/01/28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
- 2008/01/19 프리덤 제작 중 (2)
- 2008/01/13 스타리그 준플레이오프 CJ vs. 온게임넷 7차전 (5)
- 2008/01/09 음악의 힘 - [헤어스프레이]와 [어거스트 러쉬] (2)
- 2008/01/02 iPod (2)
- 2007/12/28 베이더 부자 (4)
- 2007/12/28 The Selfish Gene (이기적 유전자) (6)
- 2007/12/21 나는 전설이다
- 2007/12/07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걸려온 전화 (10)
- 2007/12/03 말과 동기를 분리하자 (3)
스티브 내쉬와 마이크 댄토니 시대...이제는 끝
http://sports.espn.go.com/espn/page2/story?page=simmons/080501
지난 몇 년간 내쉬와 댄토니를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다음에는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서, 마지막에는 참기 힘든 안타까움으로 바라본 팬으로서 참 가슴이 아프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연출은, 억지로 멋부린다는 인상은 들지 않으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끝내주게 멋있다.
연기는, 절대 있을 법하지 않은 정신나간 살인마조차도 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설득력이 있다.
주요 등장인물 모두의 연기가 압권이다. 낮고 조용조용하게 뱉어내는 대사가 만들어내는 음파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하비에르 바르뎀의 저음, 백 마디 대사보다 더 많은 걸 말해 주는 토미 리 존스의 찌푸린 미간이 만들어내는 주름살.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국어 제목이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에 앞서서, 만연한 "영어제목 소리나는대로옮기기" 풍조에도 불구하고 국어로 제목을 옮기는 노력을 했다는 데 경의를 표한다).
영어 원제는 "No Country for Old Men"이다.
그리고 국어 제목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이다. 이를 다시 영어로 옮기면 "There is no country for old men"이 된다. 그러나 원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It is no country for old men"이라고 생각한다. 즉, 직역하자면 "노인들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좀더 뜻이 잘 통하게 옮긴다면 "(이 나라는)노인들이 살 만한 나라가 아니다"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제목을 바꾼다면, 아내에게 간밤에 꾼 꿈 이야기를 하며 불안감과 피로함이 뒤섞인 복잡한 표정을 지었던 마지막 장면의 토미 리 존스 얼굴과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주름살만으로 연기한 토미 리 존스.
"<브릭>은 데이빗 린치의 세계에서 구스 반 산트의 주인공이 <카우보이 비밥>의 호흡으로 진실에 접근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일부러 혜화동까지 지하철 타고 다녀올 만했다.
김동률의 'Monologue'
김동률의 새 앨범 'Monologue.'
1. 먼저 첫 곡인 '출발'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일본여행을 떠나기 전날에 아이팟에 앨범을 집어넣고는 내일 공항 가는 길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들어야지 하고 생각하며 잠에 들었다. 그리고는 새벽에 일어나 집을 나서 가방을 질질 끌면서 공항 버스 타러 가는 길에 앨범을 처음으로 들어 보았다. 차도 많지 않은 새벽. 이어폰 안으로 새어 들어오는 소음도 별로 없겠다, 추위 탓에 정신은 반짝 들어 있겠다, 음악 듣기엔 딱이었다.
가만히 들려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이게 뭔가.
아주 멀리 까지 가보고 싶어
그곳에서 누구를 만날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 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곳을 바라볼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낀 카메라
때묻은 지도 가방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멍하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알게되겠지
이길이 곧 나에게 가르쳐 줄 테니까
기막힌 우연의 일치였다. 지금 내 상황에 너무도 잘 들어맞았다.
이미 한 번 갈 뻔한 도쿄. 나 빼고 갔다 온 녀석들이 찍어 온 무수한 사진들을 하도 봐서 그런지 이미 갔다 온 것 같은 도쿄. 계획을 (다시) 짤 때부터 출발 전날 짐을 쌀 때까지도 왠지 모르게 별다른 설렘이나 두근거림 없이 시큰둥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출발 당일 새벽, 순식간에 마음이 부풀었다.
공항 가는 길을 공항 가는 길답게 갈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저 노래 덕이다.
나는 홍콩으로 출발하는 날에도, 공항 가는 택시 안에서 '출발'부터 찾아서 틀었다.
2. 타이틀곡 '다시 시작해보자'의 마지막 부분.
아무래도 나는 너여야 하는가봐
같은 반복이어도 나아질 게 없대도
그냥 다시 해보자 한번 그래보자
지루했던 연습을 이제 그만하자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
이 구절을 들으면서 [이터널 선샤인]의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마지막 대화가 떠오르는 건 나 뿐일까? 여지껏 들은 '오케이' 중에서 가장 가슴을 울렸던 바로 그 '오케이.'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서로 주고받은 '오케이'속에 들어 있는 말을 풀어서 쓰면 그게 바로 '다시 시작해보자'가 된다.
정에서 반을 거쳐 합으로 나아가는 바로 그 순간.
[이터널 선샤인]의 '오케이' 그리고 김동률이 읊는 '다시 시작해보자'가 바로 그 순간이 아닐까.
스포츠계의 성폭력 관행, 기가 찬다
"운동만 가르치나, 밤일도 가르쳐야지."
"문제가 불거지면 납득이 가도록 일관성있게, 공평하게 징계하면 된다. 그러나 체육단체 중에 그런 곳은 매우 드물다. 왜? 그 밥에 그 나물이니까. 결국엔 '우리가 남인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넘어간다."
기가 찬다.
샤크, 제발 회춘해다오
게다가 그런 매리언을 내 주면서 얻어온 상대는 서른 후반에 접어든 샤킬 오닐이다. 전성기 때야 "지구를 걸고 외계인과 농구시합을 벌인다면 가장 먼저 내보낼 선수"였지만, 몇년 전부터 눈에 띄게 움직임이 둔해졌고 전보다 더 부상에 자주 시달렸다. 게다가 올해는 정말 이제는 오닐도 끝인가보다 싶을 정도로 막장 몸놀림을 보여 줬었다(그리고 마이애미는 현재 리그 최하위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오닐의 전성기 때 스피드라면 선즈의 빠른 템포 농구에 잘 적응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오닐이라면 선즈의 그 미친 듯한 페이스를 따라잡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선즈는 스타일 그대로 유지하겠다느니 어쩌니 하지만 어느 정도의 템포 감소는 불가피할 듯하다. 현재 선즈에게 있어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오닐이 예전 80년대 쇼타임 레이커스의 카림 압둘자바 역할을 (부상 없이) 효과적으로 수행해 내는 것이다. 오닐이 갑자기 2001년으로 회춘해서 40-20을 찍어내는 건 기대하지도 않는다. 내쉬 시대의 선즈의 고질병이자 올해 서부의 센터진이 강화되면서(가솔 트레이드가 결정타였다) 유난히 눈에 드러났던 약점인 골밑 수비와 디펜스 리바운드 부재를 오닐이 해결해 주고, 뛰는 건 내쉬를 비롯한 나머지 네 명이 하는 형태의 농구가 아마도 선즈가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80년대 쇼타임 레이커스 그리고 (직접 보진 못했지만 듣기로는) 77년 빌 월튼의 블레이저스가 썼던 스타일이다.
내쉬 시대 선즈가 90년대의 지루한 반코트 농구를 뒤엎고 빠른 템포와 패스워크 위주의 '재미있는' 농구로 워낙 많은 농구팬의 사랑을 받았던지라 이 트레이드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그리고 대부분은 "선즈가 그들의 스타일을 버리고 지루한 농구로 되돌아간다"는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이다. "지루한 농구를 몰아내기 위해서라도 선즈는 자기들 스타일로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어야 한다"면서 일종의 배신감 비스무레한 감정을 토해내는 칼럼까지도 봤다. 그리고 쏟아지는 글들의 절대 다수가 오닐이 피닉스 적응에 실패할 것이며 피닉스는 도박에서 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내용이다.
나 역시 그런 비관적 견해가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고, 그 탓에 내쉬와 선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몹시도 불안하다. 제발 이 도박이 잘 먹혀들어갔으면 하는 게 내 심정이다. 나이든 센터들은 코트를 위아래로 뛰어다니는 게 반코트 게임에서 몸싸움 하는 것보다 덜 힘들다는 말이 사실이었으면 좋겠고, 비관론자들의 말이 오닐의 분노게이지를 채워서 평소 몸관리에 게으르기로 유명한 오닐이 자극 받아 미친 듯이 몸관리에 열중했으면 좋겠다.
제발 회춘해다오, 샤크. 내쉬 반지 한번 껴 보자.
[+] 그 와중에 빌 시먼즈는 트레이드를 지지한다는 취지로 칼럼을 썼다. 시먼즈는 좋아하지만 이 사람 예측이 그리 잘 들어맞는 건 아니다. 따라서 여전히 불안한 건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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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마
2008/02/19 17:29어차피 샌안이랑 붙을때를 대비한건데
플옵에서는 속공은 여지없이 막히고 하프코트로 가는 상황이 많았으니 그때 선즈를 마냥 속공팀이라 하긴 뭐하지
정규시즌이나 다른 팀과 붙을때는 오닐이 반에반값만 해줘도 이길수 잇고
샌안과 붙을때 리바운드 안 털리게 오닐이 서있기만 해도 아마레는 날라다닐 테니 난 기대가 무척되는걸
다만 흑돼지가 건강하다는 전제아래...
어차피 던컨만 넘으면 우승이니까.
하긴 보스턴은 좀 걱정되는...-
onecent
2008/02/19 22:51결국 모든 건 오닐의 건강에 달려있어...
심히 불안하다 진짜. 제발 살 좀 열심히 빼 주면 좋겠다.
많이 바라지도 않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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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조절장치는 분명히 벽에 붙어 있지만, 내가 원하는 기온에 도달할 생각이 도무지 없나보다.
희망온도는 어제부터 내내 25도였는데 하루 종일 열심히 불을 때서 간신히 23도까지 올라왔다.
관리사무실에서는 주거용 건물이 아닌 업무용 건물이기 때문에 난방비가 40% 비싸다고 엄포를 놓았는데, 비싼 건 둘째치고라도 일단 난방이 되긴 해야 할거 아니냐 이거야.
그리고 바깥은 영하 13도.
일산은 춥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서울중앙지법이 전 시사저널 기자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패소한 (주)독립신문사가 항소를 할 지 어떨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어쨌든 반가운 소식이다.
시사저널 사태에 대해 알게 된 뒤 시사IN을 꾸준히 사서 보고 있는데, 태생부터 삼성과 싸우면서 시작한 잡지다 보니 최근 삼성과 관련된 이야기는 어느 언론보다도 열심히 보도하고 있다. 원래부터 삼성에 악감정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그런 거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들려 오지만, 대다수의 언론이 삼성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시사IN의 (지나치다고 느껴질 정도로) 적극적인 외침이 오히려 절실히 필요한 것 아닐까.
이제 3월부터는 정기적인 수입도 생기고 하니까 시사IN 정기구독도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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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lian
2008/01/31 00:46솔직히 난 삼성에 호의적인 사람이지만 삼성이 언론을 관리한다는 건 네이버 스포츠란만 봐도 알 수 있는 것 같아(내가 스포츠뉴스만 보는게 들통나는 건가ㅎ) 시사저널 기자들의 소식은 예전에 mbc의 피디수첩에선가 본 적이 있는데, 시사N이라는 잡지가 출간되고 있는지는 몰랐네. 어쨌든 정의는 살아있는건가?ㅋ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이 영화는 핸드볼영화가 아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기적과도 같은 은메달 획득을 소재로 삼았지만, 영화는 핸드볼 코트 위에서 벌어지는 일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코트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영화는 더 관심이 많다.
배우들의 연기가 빛나는 곳 역시 코트 위가 아니라 코트 바깥이다. 핸드볼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고들 하지만(그리고 그 탓에 핸드볼 경기장면이 아주 어색한 건 아니지만), 문소리나 김정은, 김지영이 진짜 핸드볼 선수라는 생각은 아무래도 들지 않는다. 영화 마지막에는 아테네올림픽 당시 실제 선수들의 실제 경기장면을 찍은 사진들이 슬라이드쇼로 등장하는데, 정지화면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진들이 영화 속의 경기장면보다 훨씬 더 생동감이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코트 바깥의 일에 관한 한, 배우들의 연기는 대체로 훌륭하다. 김정은은 바른생활 교과서에서 뽑아낸 것 같은 인물 설정 탓인지 어딘지 모르게 교과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김지영 역시 요란법석을 떠는 인물 설정 때문인지 오바한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지만 잠깐잠깐 뿐이고,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문소리는 정말 압권이다. 모티브로 삼은 스토리 자체가 동화에서 따온 것 같은 기적적인 이야기인데다가 각색을 하면서 극적인(따라서 비현실적인) 요소가 좀더 첨가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영화는 현실을 떠나 비현실의 세계로 붕 뜨지 않는데, 그건 순전히 문소리 때문이다. 문소리는 주변의 비현실적인 등장인물(감독이라기보단 양아치에 가까운 엄태웅의 배역)과 좀 지나치다 싶은 스토리라인(영화 막판 남편과 관련된 스토리라인)의 한가운데 든든히 버티고 서서 이들을 모두 현실에 묶어두는 추와 같은 역할을 해낸다.
이 영화가 코트 바깥의 일에 더 집중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아니, 어쩌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핸드볼코트 위에서 벌어지는 플레이 하나하나, 또는 그 날 있었던 애매한 판정, 이차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의 아쉬운 패배. 그 극적인 결승전 경기는 물론 대단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대표팀 감독이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선수들이 마음놓고 코트 위에 서지 못하는" 코트 밖의 상황에 있다. 어쩌면 임순례 감독으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코트 안의 일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사치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정작 핸드볼 경기가 실제로 벌어지는 코트에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코트 밖의 상황.
그것이 바로 지금 이곳의 핸드볼이 당면한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핸드볼영화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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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lian
2008/01/28 22:20웅재도 이 영화를 봤다니 웬지 내 감상평과 공유하고 싶은걸ㅋ
글 몇 개 없는 블로그이지만 그래도 연결시켜 놓아볼께
답글이 하나도 없어서 심심했거든ㅎㅎ

어제 국전에서 괜히 건담 프라모델 파는 가게 기웃거리다가 충동구매한 프리덤 MG.
몸통하고 머리까지 만들고 나서는 갑자기 이왕 비싸게 주고 산 거 좀더 제대로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 먹선 넣는 법 이리저리 검색해 보고 바로 코엑스 프라모델샵(이름 까먹었음;)으로 달려가서 건담마커와 니퍼, 사포까지 사들고 와서 다시 조립에 착수했다.
난생 처음 마커 들고 선 그려넣어 보려고 하다가 내게 수전증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난 분명 직선을 긋는데 왜 오만가지 종류의 곡선만 나오는 거냐고.
정말 끙끙대면서 상체까지 완성했는데.. 안하던 짓 하려니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
그래도 사진 찍고 보니까 선 그려 넣은 게 안한 것보다 훨씬 그럴 듯하다.
다음에 건담 만들 때는(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본격적으로 도색에까지 도전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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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cent
2008/01/26 14:20선대로 긋기 어려운데다가..이게 굵기가 애초부터 너무 굵어. -_-
그리고 쓰다 보면 펜 굵기는 점점 더 굵어지더구만..;
그냥 에나멜로 선 넣는 법을 연습하는 게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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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리그 준플레이오프 CJ vs. 온게임넷 7차전
아..진짜. 감동의 도가니. (이건 1차전부터 다 봐야 한다)
왜 스타리그 팀들은 선수들 저지 만들어서 팔 생각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
마재윤 저지라면 기꺼이 사 줄 의향이 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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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cent
2008/01/13 02:20배경음악처럼 계속 반복되는 성대결절 일보직전의 절규..
아무래도 맨앞줄에서 아드레날린 주체 못하고 미친 사람처럼 방방 뛰는 남자분인거 같은데... 그 흥분 이해는 하지만 좀..ㅎ -
GUna
2008/01/15 02:36니 포스트에서 본것중에 제일 웃긴것 같다.
(내용이 웃기다는게 아니라 이걸 올렸다는게;; )
나 이거 울면서 2번봤어..(독서실 지하 휴게실에서...)
마재윤도 울고 나도 울었지..
선수단 져지 파는팀도 있던데ㅎ
길에서 입고 다니기엔 심히 부담스러운게 문제지=_=
김홍령은 2008년 프로게이머 다이어리 살거라더라 ㅋㅋ
너도 CJ껄로 사라 ㅋㅋㅋ 15000원이란다 ㅋㅋ-
onecent
2008/01/16 11:00저지 파는 팀도 있어?
그래 봤자 그냥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하고 같은 디자인의 옷을 파는 것일테지? 내 생각엔 선수마다 뒤에 이름 박아서 자기 이름 달린 유니폼을 입고 다니고, 그걸 파는게 좋을 거 같은데..
CJ 옷 그냥 입고 다니는 건 별 의미가 없어. 내가 서지훈 응원하는지 아니면 박영민을 응원하는지 표가 안 나잖아. 등에 마재윤이라고 찍혀 있어야 돼..
왜 진작에 이게 판매가 안 됐을까? 아직은 프로게임 시장이 크지 않아서 수지가 안 맞나? 내 생각엔 장사가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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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cent
2008/01/17 18:29아..형은 김택용을 응원하시는군요..
마빠들 최대의 적 김택용..-_-+
전 김택용 이유없이 재수없어서 싫어하지만 솔직히 실력은 인정합니다. 그 2차전 경기 진짜 대단했죠; 초반에 밀리나 싶더니만 오버로드 싹 쓸어버리고는 역전.
이번 토요일에 리더와 저는 희비가 갈리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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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힘 - [헤어스프레이]와 [어거스트 러쉬]
Neville: [talking to Anna about Bob Marley] He had this idea. It was kind of a virologist idea. He believed that you could cure racism and hate... literally cure it, by injecting music and love into people's lives. When he was scheduled to perform at a peace rally, a gunman came to his house and shot him down. Two days later he walked out on that stage and sang. When they asked him why - He said, "The people, who were trying to make this world worse... are not taking a day off. How can I? Light up the darkness."
네빌 : [애나에게 밥 말리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는 이런 생각을 했어. 일종의 바이러스학적인 생각이었지. 그는 음악과 사랑을 사람들의 삶에 주사함으로써 인종차별주의와 증오를 치료, 문자 그대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어. 평화집회에서 공연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을 때, 총을 든 괴한이 그의 집에 와서는 그를 저격해 쓰러뜨렸지. 이틀 후 그는 무대 위에 걸어나가 노래를 불렀어. 사람들이 왜 그랬냐고 묻자 그가 말했어. "이 세상을 더 나쁘게 만드려고 하는 사람들...그들은 하루도 쉬지 않아. 어떻게 내가 쉴 수 있겠나? 어둠을 밝히세."
(출처 : http://www.imdb.com/title/tt0480249/quotes)
[헤어스프레이]와 [어거스트 러쉬] 모두 음악의 힘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다루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헤어스프레이]는 음악의 힘, 증오를 치료하고 사랑을 불어넣는 바로 그 힘을 관객이 직접 느끼게끔 한다. 음악과 춤이 화면을 가득 메우는 가운데 관객들은 절로 흥이 나서 어깨춤을 들썩거리며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피부색은 아무 상관이 없는 거라고, 뚱뚱하고 못생긴 건 아무 상관이 없는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게끔 하는 힘은 다름아닌 음악에서 나온다. 춤추고 노래부르며 즐거워하는 것. 거기에 인종, 체중, 외모 그리고 나이가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춤과 노래에 관한 한, 오히려 "초콜렛도 다크 초콜렛이 맛이 더 진한" 것처럼 흑인들 앞에서 백인들은 성대가 고장난 뻣뻣한 목각인형같이 보일 뿐 아닌가. 그리고 관객은 어깨춤을 들썩이면서 자기도 모르게 느끼게 된다. 이처럼 흥겨운 것, 즐거운 것. 그것보다 중요한 게 삶에 또 있을까? 매일매일을 춤추고 노래하는 것처럼 즐겁게 사는 거야말로 제일 좋은 것 아닐까? 그러니 증오와 차별을 접고 서로 즐겁고 사랑하며 살자!
[어거스트 러쉬]는 '음악의 힘은 대단한 거야'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하기만 할 뿐, 그 힘을 보여 주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주인공 어거스트 러쉬는 우리 세상에는 음악의 기운이 흐르고 있다고, 그리고 그 힘이 자기를 (공식적으로 죽은 걸로 되어 있는, 그리고 당췌 살아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는 전혀 없는) 엄마 아빠에게 인도할 것이라고 틈만 나면 외쳐 댄다. 그러나 관객들은 여기에 전혀 공감할 수 없다. 음악의 힘을 입으로 말할 뿐이지 그는 노래를 부르지 않으며, 그가 지휘봉을 잡고 연주해 내는 음악 또한 관객들에게 그 힘을 전달해 주지 못한다. 애초에 지구 반대편으로 제각각 흩어져 버린 가족들이 기적적으로 서로를 찾게끔 해 주는 건 '음악의 힘'에 속하는 게 아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흥겨움과 즐거움 속에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음악의 힘을 음악으로 몸소 보여 준 [헤어스프레이], 그리고 아무래도 받아들이기 힘든 초자연적인 운명의 끈을 '음악의 힘'이란 이름을 내세워 포장하려 했던 [어거스트 러쉬]. 등장인물과 설정 모두 만화적으로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헤어스프레이]가 과장 없이 지극히 진지하게 인물과 배경을 묘사한 [어거스트 러쉬]보다 훨씬 더 개연성 있게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차이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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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cent
2008/01/11 23:06아..어거스트 러쉬 정말.
CJ가 영화 제작에 공동투자했던데, 스토리 보면 왜 투자했는지 알겠더군요. 투헤븐 이후 한국에서 난무하는 눈물짜내기형 뮤직비디오하고 스토리가 똑같잖아요; 이사람들 자기들 늘 보던 거 보고서는 성공하겠다 싶었던 건지.
방금 전에 원스 보고 나니까 어거스트 러쉬 흠이 더 부각되는 느낌입니다. -_- 원스가 진흙에 뭍혀 빛나고 있는 다이아몬드라면 어거스트 러쉬는 과하게 번쩍번쩍대는 싸구려 짭 다이아몬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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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면접 보러 일산에 갔다가 웨스턴돔에서 베이더를 발견하고는 냉큼 사가지고 왔다.
면접은 정말 기다린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형식적이었고, 오리엔테이션도 그다지 건질 게 없었지만(복장제한이 다시 생겼다는 유감스런 사실을 알게 된 거 빼고는) 이건 분명 수확이다.
다만 아쉬운 건, 사진에 같이 세워놓고 찍은 쪼끄만 베이더와 달리 광선검도 없고, 망토도 없다는 점.
광선검이야 그렇다 쳐도 망토가 없는건 아무래도 이상하다. 인형 만들다 만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망토 없다는 점, 그리고 팔이 헐겁다는 점 등등을 들어 안모군과 윤모양은 '또 어디서 이런 허접한 걸 돈 주고 사왔냐'면서 혀를 끌끌 찼지만...
뭐. 이렇게 같이 세워두고 보니 좋잖아?
The Selfish Gene (이기적 유전자)
세계를 보는 새로운 눈을 얻은 느낌이다.
이제껏 그 이름은 무수히 듣던 책인데, 왜 이걸 이제서야 읽었을까 후회가 크다.
도킨스는 세상에 있는 생명체들의 행태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관점을 제시해 준다.
이 행태가 대체 그 행태를 하게끔 하는 유전자의 재생산(복제)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또, 어떤 한 생명체의 행태가 과연 어느 개체의 유전자 때문에 일어나는 것인가? (가령 한 개체의 행태가 그 개체가 보유한 유전자가 아닌, 그 개체에 기생하는 다른 개체의 유전자 때문에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
더욱더 흥미진진한 것은 이와 같은 관점 - 세계를 이해하는 창 - 이 비단 유전자와 그 유전자들이 만들어 내는 세계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전자가 생명체를 구성하는, 진화론이 작동하는 기본 단위일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스스로를 복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복제하는 존재라면 어느 것이든지 진화론과 자연선택의 적용대상이 된다. 따라서 인간의 문화적 산물들 역시 그것이 복제 가능한 이상 진화한다. 인간의 문화적 산물로서 복제 가능한 최소 단위를 도킨스는 유전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 'gene'과 운을 맞추어 'meme(밈)'이라고 명명한다.
밈의 진화가 유전자의 진화보다도 더 흥미를 끄는 것은, 진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는 돌연변이가 유전자와는 달리 인간의 의식적인 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우리 맘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내 후손들에게 어깨 위에 돋아난 날개를 달아 주고 싶다고 해도 그런 형태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것은 (적어도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밈의 변형은, 인간의 의식에 존재하는 밈의 성격상 당연한 것이겠지만,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유전자가 영원한 것처럼, 밈도 영원하다. 게다가 개체동일성이란 측면에서는 유전자보다 밈이 더 우월하다. 몇 세대만 지나면 현재의 '나'를 구성했던 유전자들은 무수한 조각으로 쪼개져서 흩어져 버리지만, 내가 만들어낸 밈은 영원히 내 이름과 함께 보전되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는 정복왕 윌리엄의 직계 후손이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2세는 그 옛 왕의 유전자 가운데 단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생식에서 불멸을 찾아서는 안 된다.훌륭한 책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아마도 다음과 같을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쓰여질 것, 그러면서도 깊은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그리고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
그러나 만약 세계 문화에 기여한다면, 즉 좋은 생각(idea)이 있거나, 음악을 작곡하거나, 스파크플러그를 발명하거나, 시를 쓰거나 한다면, 유전자가 공통의 풀(pool) 속으로 흩어져 버리고 난 한참 뒤까지도 그것은 모양을 유지한 채 살아나갈 수 있다. G.C.윌리엄스가 말한 것처럼, 오늘날 소크라테스의 유전자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인가? 소크라테스, 레오나르도, 코페르니쿠스 그리고 마르코니의 밈 구조물들은 아직도 튼튼하게 살아 있다." (p.199)
그렇다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틀림없이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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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cent
2008/01/16 12:18나도 그 책 봤어. 그 책도 아주 재밌었지..
근데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봐야 더 이해가 잘 될 듯.
그 책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설득당하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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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a
2008/02/03 07:02어머!
웅재오빠 안녕하세요, 저 기인입니다.
기억이나 하시려는지? 하하.
친구가 책 재밌다고 해서 검색하다보니
오라버니 블로그가 나오던데요 :)
오랜만에 반가워서 불쑥, 남기고 가요.
잘 지내시죠? ^^-
onecent
2008/02/03 20:47아니 이게 누구야! ㅎㅎ
진짜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뭐하고 사니ㅎ
아직도 해외생활중?
인터넷이 좋긴 좋구나. 이렇게 끈이 닿기도 하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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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a
2008/02/03 21:58아하하,
포스트와 상관없는 리플을 주르륵 달아도 되나 잠시 고민을,,,
저는 뭐, 여전히 혹은 아직도 혹은 앞으로도 한동안은
독일에서 학생신분으로... :-)
친구들은 다 졸업했거나 얼마 안남겼거나 그러는 중인데
저는 아직 한참 남아서 까마득해요;;;
정말 어제는 순간 너무 반가웠다니까요.
검색창 아래에 뜨는 주소가 낯익어서 하하.
종종 놀러올게요~^^
주변에서 영화를 본 사람들로부터 들려오는 이야기는 혹평 뿐이었고, 지금 보니 네이버 평점도 그다지 높지 않은 걸로 봐선 사람들이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게 사실인 모양이다. 함께 본 친구녀석도 '최악이다'라며 독설을 퍼부었고.
워낙 들은 이야기가 안 좋아서 기대를 안 한 탓인지는 몰라도, 난 꽤나 만족스러웠다. 황폐해진 맨해튼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영화 보는 내내 긴장감도 유지되고. 윌 스미스도 괜찮았다. 희망없는 고독과 공포의 늪에서 점차 미쳐가는 네빌의 모습을 연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중간에 감회에 젖어 밥 말리 이야기를 하는 장면도 짠했고.
(아. 그리고 윌 스미스의 식스팩도 괜찮았다.)
폐허가 된 맨해튼 그려내는 데 쓴 돈을 조금만 좀비들 만드는 데 썼으면 좀더 리얼한 좀비들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그렇지만 이건 오히려 사소한 거고, 정말 기분이 찝찝해지는 건 마지막 장면 때문이다. 흔히들 말하듯이 스토리 개연성이 막판에 급격히 무너져서도 아니고(물론 좀 무너지긴 한다), 또 어떤 사람들 말처럼 결말이 '허무해서'도 아니다(그다지 허무하지 않았다).
[스포일러 주의!]
내용보기
그냥 잠깐 스쳐가는 장면 하나 때문에 멸망 운운하는 건 분명히 어처구니없는 오버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게 오버에 불과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서울지방검찰청에서 걸려온 전화
공부 한 자도 한 해놓은 시험이 세 개요, 기말보고서는 네 개나 되는 상황에서
다 제껴놓고 농구중계를 보고 있는데,
돌연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번호가 "015-944320178"이라고 떴다.
뭐야 이게. 세상에 '015'도 있나? 게다가 하이픈도 하나밖에 없잖아.
또 무슨 광고전화겠거니 하고 별 생각없이 슬라이드를 밀어올려 전화를 받았다.
(사실 그때 마침 중간광고 나오던 때라 그렇지, 경기 하고 있는 중이었으면 안 받았을 거다)
여보세요 했더니만 "안녕하세요"하며 들려오는 녹음된 ARS 목소리에 '역시나 또 허튼 광고전화구나 젠장'하고 생각하며 전화를 끊으려는 참이었는데, 뭔가 심상치 않았다.
그 다음 마디가 "서울지방검찰청입니다" 였던 것이다.
뭐야 이거. 하는 생각에 전화 끊으려던 걸 참았는데, 그 뒤에 나오는 이야기에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쩌구저쩌구 한 일로 인해 검찰청 조사차 소환되셨으니 몇월 며칠(녹음상태가 좋지 않아서 잘 들리지 않았다) 서울지방검찰청으로 출두하라는 내용이었다. 사건번호는 몇몇이라는 것도 친절하게 말해 주더니만, 출석하지 않으시면 구류조치하겠다는 엄포까지 놨다. 이 엄포 효과가 대단했다. 친철하디 친절한, 전형적인 ARS 녹음 목소리로 "임의로 출석하지 않으면 구류조치할 수 있습니다"고, 꼭 무슨 "지금 신청하시면 3개월 무이자로 서비스해드립니다" 말하는 투로 어찌나 생기발랄하게 잡아가겠다고 그러는지, 두 배로 등골이 서늘했다. 칼 들고 킬킬 웃는 정신병자 살인마가 진지하게 화내는 살인마보다 두 배로 무서운 걸 생각하면 이해가 될 거다.
"다시 들으시려면 1번, 상담원 연결을 원하시면 9번을 눌러주세요."
순식간에 말소리가 그쳤다. 정작 중요한 내용은 녹음상태가 안 좋아서 제대로 듣지도 못했는데. 머리에 제대로 남은 건 '소환되셨습니다' 와 '출석 안하면 잡아가겠습니다' 두 가지였다.
머리속에 온갖 생각이 다 지나갔다.
아아 드디어 내 수많은 악행들이 꼬리가 밟혔구나. 좀 착하게 살걸. 며칠 전 [지구를 지켜라] 다운받아 본 게 걸린 건가. 혹시 내 방에 있는 책 중에 뭔가가 금서라서 국가보안법으로 잡아가는 거 아냐 이거.
다시 한번 뭐라 그러는지 들어나 보자. 1번을 눌렀다.
통화 대기음악이 흘러 나왔다. 대기음악이 언제나 그렇지만, 기다리는 사람 초조한 걸 비웃기라도 하듯 평화롭고 느긋하기 짝이 없는 상투적으로 유명한 클래식음악.
난 다시듣기를 눌렀는데 왜 이건 상담원 연결되는 분위기일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상담원한테 다시 확인해달라고 하면 되겠지. 이것저것 따지게 생겼냐 지금.
상담원이 연결됐다.
서울지방검찰청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제가 좀전에 소환됐다는 전화를 받았는데요, 확인 좀 해주실 수 있나요.
네 성함과 주민번호를 말씀해 주셔야 확인 가능합니다.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김웅재인데요. 네? 죄송하지만 잘 안들립니다.
또박또박 우렁차게 한 자씩 말해줬다. 김! 웅! 재!
김운재씨요?
아씨. 이런 사람 2002년 월드컵 이후로 너무 많다. 이운재한테 위자료라도 받아내야 할 판이다.
아뇨 '우'에 이응 받침입니다!
네. 주민번호는 어떻게 되시죠?
841...
생일도 다 안말했는데 전화가 끊어졌다.
헉 이게 뭐야. 다급한 마음에 아까전 걸려온 그 015 번호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없는 번호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ARS 번호가 통화가 될 리가 없지. 서울지방검찰청 전화번호를 찾아서 걸 생각으로 네이버에다 '서울지방검찰청'을 치고 검색을 했다.
그랬더니만 이게 웬일.
검찰청직원을 사칭해서 개인정보를 빼내가는 요즘 한창 극성인 전화사기였던 것이다.
서울지방검찰청 홈페이지에서는 아예 주의하라고 공지사항까지 띄워 놓은 상태다.
알고 나니까 그제서야 이상한 점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ARS 녹음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출두할 날짜가 언제인지조차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다는 점. 녹음된 목소리에서는 내가 누구인지도 말한 적이 없다는 점(그래놓고는 이름부터 물어보는거다). 분명히 다시듣기를 눌렀는데도 상담원하고 연결이 됐다는 점 등.
주민등록번호 말하다 끊겨서 어찌나 다행인지 모른다.
출두 안 해도 되니까 다행이긴 한데, 이거 참. 갈수록 사기수법이 교묘해지니 아차 하다가 걸려들어가지 않게 조심하고 볼 일이다.
요새 극성이라니까 혹시나 검찰청에서 이런 전화가 걸려오더라도 절대로 개인정보 내주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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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a
2007/12/08 18:07대체 어디가 "교묘"하다는거야 ㅋㅋ
그보다도 니가 다시듣기를 누른 순간
수신자부담 국제전화가 연결되서
다음달 전화요금이 몇만원 더 나올지도...
그런 수법도 유행인가보던데.-
onecent
2007/12/09 12:02왜; 막상 당하면 정신없어서 속게 된다니까.
국제전화 연결되는 것도 무섭다. -_-
근데 그렇게 하면 자기들이 어떻게 이득을 보지?
내가 내는 국제전화 요금이 그쪽으로 지급되기라도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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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2007/12/08 22:28나도 오늘 비슷한 전화 받았어.
001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기업은행이라고 하면서 카드가 연체됐으니 연체료 납부하라고;
녹음된 목소리에 다시 듣기나 상담자 연결 말하는 것까지 똑같았어-
비슷한 사례를 들은적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누군가 내 이름을 도용해서 신용카드라도 만들었나 하고 꽤나 놀랄뻔했지;; -
東賢.
2007/12/09 02:16심지어 내 친구네 집엔 아들을 납치했다는 협박전화까지도 오더라.. 자취나와 있는 아들녀석이 마침 연락이 안되는 바람에 그 집은 반나절 발칵 뒤집혔었다는.. 정말 입금할뻔 했었다던데; 험난한 세상 어찌할꼬.-
onecent
2007/12/09 12:11납치했다고 협박전화 하는건 저도 이야기 들었어요;
'살려주세요'하고 소리지르는 것까지 녹음해놨다가 틀어놓는다죠 -_-
그때 경악을 금치 못했었는데 정말.
이제 앞으로는 무슨 일 났다는 전화 오면 일단 안 믿고 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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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a
2007/12/09 20:36울 어머니는 위 리플들에 언급된 모든 케이스를 겪어보셨대..
"신세계백화점에서 170만원이 결제되었습니다"라는 문자도 받아보셨고..ㅋㅋ 얼마전 법원에서 소환전화왔을때는 이름 물어보길래 "이름도 모르면서 전화했어요?"라고 했더니 끊더래..ㅋㅋㅋ -
말과 동기를 분리하자
일종의 브레인스토밍. 사실은 지금 떠오른 생각을 까먹지 않기 위해서.
어떤 사람이 무슨 말을 할 때, 그 사람이 무슨 동기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다. 말하자면 이건 컨텍스트를 고려하는 것.
그러나 우리는 일차적으로 텍스트를 고려해야 한다. 발화된 내용의 의미를 해하는 것, 그리고 화행위 자체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 이 둘은 일차적으로는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삼성의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변호사의 폭로 동기를 문제삼아서 삼성의 비리까지 아무 문제가 아닌 것처럼 취급해서는 곤란하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른바 '정치공작'이라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의혹이 해명될 필요조차 없는 게 되는가?
물론 한편으로는 컨텍스트를 고려하는 것이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음...무조건 말과 동기를 분리하자고만 하는 건 타당한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좀더 생각을 해 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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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공방
2007/12/06 03:1310,000명이 넘게 보신 동영상을 아직 못 보셨나요??
지금 불똥닷컴 www.blddong.com 에 가시면
아직 공개되지 않으 이명박BBK 창업당시 인터뷰 장면을 보실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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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cent
2007/12/16 22:18이건 아마 윗 글에 댓글이 달려야 맞겠죠?
연수원 교수님들 중에는 검사도 있는거 아닙니까;
직업 조사좀 해 보고 걸지..-_-
방법 생각해 낸 거 보면 머리 좋은 거 같은데 또 지금 보니까 멍청해 보이기도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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